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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詩) 귀여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나는 나이 오십이 넘어 귀여운 사람이 되었을까

학생들이 수업 중에 그랬다.

‘선생님, 귀여우세요.’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몇 번 듣고 나니 알 수 없이 슬퍼지는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낱말 공부를 더 시켜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는 것이냐고 물어보아야 하는 것인지

답답한 속마음을 풀어낼 방법이 없었다.

잘못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다가는

세대를 모르는 사람임에 틀림없을 것이고

혼자 안고 있으려니 서글픔만 더하는 것이었다.

그저 답답한 날들

괜히 겨울 시샘에 화를 풀어보는 것이다.

지금 봄이 지천이고

봄이 제 신명에 넘쳐야 하는 때란 말이다.

봄아,

너도 씩씩하게 겨울과 맞서 보란 말이다.

괜한 투정 한 번 부려보고 다시 생각해 보았다.

어쩌다 나는 그렇게 되었을까.

정말 귀엽지 않은 슬픈 내가 창밖을 본다.

아직 까마귀밖에는 봄을 알려주는 새들도 없는

사월 어느 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