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교우회게시판 - 문예마당

휘문교우회 로고
음력 삼월 초하루

(詩) 음력 삼월 초하루

시인 신 성 수

 

겨울아,

오늘부터는 음력도 봄이란다.

그만 너 있던 곳으로 돌아가거라.

그만 하면 되지 않았느냐

사람들 제 욕심 앞세워

자연을 거스른 죄 달게 받지 않았느냐

이제 그만 분을 삭이고

봄에게 자리 내어주고 가거라

왜 말이 없느냐 답이 없느냐 말이다

내가 더 빌고 벌을 받으마.

이게 무엇이냐

사월에 눈이라니

봄 되기를 기다려 단장을 마친

저 여린 싹들은 어찌 하라는 말이냐

햇빛도 더 넉넉해지고

아지랑이도 나들이 나오게

네가 한 발 더 물러 서 있어 주어라.

간곡하게 부탁하마.

너 물러난 자리에

다시 너 맞이하도록

넉넉한 자리

봄에게 당부해 두마.

꼭 그렇게 해 주렴.

답은 안하여도 응답으로 들으마.

지난 석 달 힘들었구나.

추억 많이 만들어 주어 고맙다.

겨울아

좋은 계절아.

사람들 너무 미워하지는 말고

지켜보아라.

저 사는 곳 버려두기야 하겠느냐

멀리서 잘 살펴보아라.

살펴보아라.

겨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