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를 털다
🧑 신성수
📅 2012-10-22
👀 661
(시) 대추를 털다
시인 신성수
마지막 대추를 털어내고 나서
나는 욕심도 내려놓았다.
정말 그렇게 집착해야 했을까
그만하라고, 남겨 두라는
새들의 간절한 외침도 외면한 채
꼭 그렇게 해야 옳은 것이었을까
땅에 떨어진 대추를 줍다
손에 많이 담지도 못하고 떨어뜨렸다.
떨어지는 대추처럼
부끄러운 나도 함께 떨어졌다.
아픈 것도 모르고
땅에 누운 얼굴 보기가 너무 싫었다.
대추들 사이에 놓인 두 발을 옮기지 못하고
서 있는 모습이
생각만 해도 우스웠다.
어느 가을 오전
나는 얼굴이며 두 발 모두 잃고
용감하게 대추나무 아래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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