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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 새해

(詩) 임진년 새해

 

시인 신 성 수

 

보아라,

찬란한 새해 창공으로 차고 오르는

저 용을 보아라.

우뚝한 머리를 잠시 자랑하는 듯하다가

이내 기꺼이 고개를 숙이고

겸손한 자태로 다가오지 않는가.

드러내기 보다는

한껏 내어 주려는 저 용을 보아라.

억년 머언 기억의 저 편

이 땅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용은 우러름이었고 바램이었다.

다스림과 가르침의 상징이었다.

오늘 그저 솔깃한 옛이야기가 아니라

용은 더운 날숨으로 살아서

이 땅과 순백(純白)의 겨레들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보아라,

새해 첫 날 아침

용은 그 넉넉한 앞발을 모아

이 나라 산하를 위해 기도하고 있지 않은가.

올해는 더 나누자. 더 섬기자.

그렇게 낮추기를 즐거워하자.

우리가 괜한 신명으로 흑룡이니 하며

점잖은 저 용을 어찌 하지 않는다면

용은

큰 그림자 그늘로

올 한 해 이 강산에 함께 할 것이다.

손 모으라. 기도하라.

담으라. 받아들이라

용이다. 임진년 새해다.